#225
일주일의 시간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정말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할수도 없고,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나만의 시간들.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온다. 무엇때문에, 누군가에 의해서 힘듦이 아닌 나 자신때문에, 나 모습 때문에, 비전을 잃고 소망을 잃어가는 내 영혼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그렇게 하나님께 기도했건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겠노라고 하나님의 역사를 반드시 나를 통해 이루게 하겠노라고 기도하고 다짐했건만,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기에, 현실의 문제가 날 둘러쌓았을 땐 난 힘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싶었고, 간절히 부르짖고 싶었다. 간절히 하나님만을 바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의 문제는 점점 날 올가미로 데려가는 것만 같았다. 끝없는 구렁텅이는 계속해서 날 끌어앉는 것만 같았다.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몰랐다. 겉으론 멀쩡했지만 내 마음은 항상 울고 있었고, 무엇보다 현실의 문제에 당당히 맞설수 없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만 했었다. 그럴 때 일수록 하나님을 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째서인지 하나님을 피하는 내 모습들. 그런 내 모습 조차도 싫었다. 하나님께 묻고 구하고 싶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내가 구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미리 말씀해 말씀해 주시길 소망했다. 내 귀로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순종하길 간절히 소망했었다.
그러나 들리지 않았다. 들릴 수가 없었다. 이미 자아로 가득차 있는데 어떻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겠는가? 매일밤 정말 간절히 간절히 부르짖었다. "하나님 제발 제 음성을 들어주시고 제 입술을 통해 주의 말씀이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제발 제 마음 가운데 주의 말씀이 역사하셔서 주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정말 간절했다. 그 어떤 때보다도 하나님을 더욱 구했지만 이미 내 자아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이미 내려놓은 모든 것을 다시 소유했기에 들을 수 없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한 없이 눈물만 흘렸던 그런 시간들이었다.
어디서부터 무너졌던 것일까? "왜 이렇게 한순간에 나를 힘들게 하시는 겁니까? 왜 날 이렇게 힘들게 하시는 것입니까? 내가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힘들게 했던 것입니까?"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어디서부터 내려놓아야 할지 모를 때 나의 모든 것들을 내려놓는 기도로 하나님께 간구했다. "하나님, 제발 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해 주옵소서. 오직 주의 말씀으로 살아가게 해 주옵소서. 내 안에 주의 말씀만이 가득하게 해 주옵소서." 하지만, 이렇게 기도했을 때 드디어 발견하게 된 것은 이것은 내가 원하는 기도제목이 아니라 내 안에 성령께서 원하셨던 기도제목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성령께서 원하셨다는 것 조차도 난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내 안에 주의 말씀이 있게 해달라고 계속적으로 기도할 때, 드디어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 왜 이렇게 괴로워 하느냐? 내가 너와 함께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왜 너는 두려워 하느냐? 왜 너는 세상을 바라보느냐? 너를 괴롭히는 자가 어디있느냐? 너를 억누르는 자가 어디 있느냐? 왜 너는 이렇게 힘들어 하느냐?"
하나님께선 이런 나를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방법을 이용하셨는지 모른다. 그 중 하나는 어머니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매일 동일한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선 어머니를 통해 그 마음을 전하셨다. 목요일 오후 연구실에 있을 때 어머니께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그 내용은 갑자기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도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내가 매우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얼마나 어머니께 미안했는지 모른다. 혼자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느끼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느껴진 건 어머니의 사랑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하나님께선 그 사랑을 확신시키기 위해서 어머니의 마음을 급 이용하신 것이었다.
하나님께선 이대로 주저앉길 바라시지 않으셨다. 잠시 세상을 바라봤던 것이, 잠시 환경을 바라봤던 것이, 잠시 상황을 바라봤던 것이 얼마나 큰 올무가 되었던지...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 삶이 허무해지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존재의 회의감 마저 들었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께선 "왜 이리 힘들어 하느냐? 다시 일어나거라. 내가 너와 함께 하는데 무엇이 문제이겠느냐!"였다. 그래서 다시 일어설련다. 하나님을 뜻을 이루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늦어진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겠는가? 내가 이루고 싶었던 것을 잠시 내려놓는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결코 이뤄지지 않을 나의 뜻을 더이상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무엇이 변하겠는가? 이제 다시 하나님의 꿈을 위해 달려갈련다. 아버지의 뜻을 반드시 이루겠다.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성령님께서 반드시 이루신다고 하셨기에 그 뜻을 위해 더 노력할련다. 주의 영광을 위해 헌신할련다.
다시 주님께 제 모든 것을 맡겨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