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의 기도
- Horace G. Underwood
오 주여, 지금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앉히셨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자체가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 곳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 뿐입니다.
그들은 왜 묶여 있는지도,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 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주겠다고 하면
의심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 사람들의 속셈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라의 조정관리들의 내심도 알 길이 없습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볼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합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의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올 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라."(히 11:1)
이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서양귀신, 양귀자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사오나
자신들과 우리 영혼이 하나임을,
하늘 나라의 한 백성 한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나이다.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와 천대만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 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지켜주소서!
주님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메마르고 가난한 땅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
가난과 인습에 묶여있는 우리들.
주님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혼란하고 어지런 땅
보이는 것은 이기적인 많은 분쟁들 뿐
꿈도 희망도 없이 헤매는 사람들.
아주 오래 전
선교사의 애타는 기도가
지금 이 순간도 너무 필요한데
목숨을 바쳐 죽기까지
부르짖은 간절함
오직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 행하시고
우리 영의 눈이
주의 일들 보기 원하네.
지금은 비록
어지러운 세상일지라도
머지않아 이 땅이 은총의 땅
되리라는 걸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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