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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Pensées

2010.04.10 토 01:56

아침부터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항상 날 위해 기도하고 중보해 주는 친구였다.
오늘 그 친구가 나에게 급한 마음으로 연락을 준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죄의 문제로 인해 해결되지 못한 죄책감으로..
그 문제에 대해 기도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나에게 연락을 준 것이다.

그 친구는 ...
죄의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오직 하나님만 아시는 내용이었다.
난 단지 그 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보해주고,
그 죄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언해 주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
한참 후, 그 친구는 죄의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고백하고,
자신의 문제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고,
다시 하나님의 마음을 품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
또 다시 한참 후,
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윤영종, 넌 도대체 무엇이건데 이럴 수 있는거니?'
'윤영종, 넌 도대체 무엇이건데 이리 교만할 수 있는거니?'
'윤영종, 넌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니?'
...................
 
깊은 생각에 잠겼을 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괴로움은 조금씩
자신에게 스며든다.
사람들은 나에게 고민을 얘기한다.
그리고 .. 그리고..
어느덧 난 그 사람들에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준다.
 
"항상 성령충만해져라."
"항상 하나님께 기도해라."
"말씀으로 세워져라."
"예수그리스도의 은혜가운데 거하라."
"그 은혜로 채워져라."
"그건 지금 네가 성령충만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기도해줄께."
"하나님의 마음을 느껴봐. 하나님께서 어떤 마음을 주시는지 느껴야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거야"
"하나님만을 바라봐"
"율법이 아닌 은혜로, 믿음으로 살아야 해."
등등등.
이미 정해져 있는 레파토리와 답변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상황에 맞는 얘기를 해준다.

반응은 두가지다.
어떤 이들은 '그렇구나' 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가장 본질적인 대답들.
가장 핵심적인 대답들.
이것들은 내 삶의 모습이었다.
항상 하나님께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었다.
항상 하나님께 인정받고 싶었고, 그 뜻대로 살기를 소망했다.
내가 나의 삶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삶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모든 문제가 하나님으로부터 해결되었음을 확신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렇게 "내가 말해줄 수 있었구나!"란 착각을 했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인데....
난 아직도 나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었던 마음.
그것들은 나의 욕심이었으며,
그 본질은 교만한 마음이었다.
결국 나의 욕심으로 하나님께 다가갔고 나의 욕심으로 하나님께 세워지길 바랬던 나의 교만함들.

하지만, 하나님께선 그런 나의 모습을 아시지만, 결국 받아주셨다. 하지만 그 결과는 비참하구나.

우리는 그 어떤 누구도 하나님이 될 수 없다.
오직 나의 욕심을 받아줄 수 있는 분은 하나님 한 분 이심을..
난 왜 아직도 몰랐던 것일까?
그것이 욕심이라고 그렇게 말씀해 주셨는데도..
왜 난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렇게 힘들어 하고 힘들게 하는 것일까?

어줍잖은 지식들, 단지 주름만 잡는 내 모습.
제대로 알지 못하고 허덕이면서 안그런척, 아닌 척. 맞는 척.
어느덧 그런 모습으로 뒤덮혀힌 나약한 존재.
사랑의 마음을 품더라도 어느덧 그것을 욕심으로 변화시켜버리는
내모습.
아직도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내 모습.

가장 힘든게 뭔지 아니?
난 그렇게 사람들과 얘기하고 난 그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얘기하고, 그렇게 문제를 해결되어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가장 괴로웠던 거..

"다들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만 정작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구나."

진정한 나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느누구도 없다는 거.
사람들은 나를 통해 해결받지만, 물론 하나님께 모든 문제를 해결받아야 하는 것을 알지만, 나를 위로해주고, 진심으로 기도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진심으로 슬펐다. 제일 싫은 거, 내가 그렇게 힘들어 할 때 하나님께서 그런 나에게 어느덧 말씀으로 채워주신다. 그러면 또 은혜받는다. 그리고 성령충만해진다. 하지만, 난 하나님이 아니기에... 생각의 괴로움은 벗어날 수 없다.

내가 연약해지는 이유, 내가 괴로움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내려놓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자신을 버리지 못했고, 아직도 내 자신이 욕심으로 가득찼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생각으로 이해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진정한 사랑을 이뤄야 하는데.. 지금 그것이 아니기에, 연약해지고, 내 생각의 괴로움이 날 지배할 때가 있다.

이걸 알기 때문에...........
그 어떤 누구에게도 나의 진정한 연약함을 드러낼 수 없는 내 모습.
사람으로부터 위로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부터 위로를 받아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위로달라고도 못하는 내 모습.
연약함이 있다는 것은 내가 아직도 연단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연약함을 얘기할 수 없는 모습. 괴로움에 싸여있을 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그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심으로 진정 나의 괴로움을 말할 수 없는 내 모습.

오늘은 그냥.. 이 얘기가 하고 싶었다.
넌 "인간이기에.. "라고 말할 수 라도 있지만,
난 "인간이기에.. "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다 라고..
난 이것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나약한 인간이라고...
 
그래서..
그래서..
 
미안해..
어떤 것을 해결해 줄 수있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기에 미안하지만,
무엇보다 난 아직도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기 사람이였기에.. 진심으로 미안해..

항상 내 마음만 생각하고,
항상 내 입장만 고려하고,
내가 좋을데로만 판단하고,
상대방은 고려하지 않으며,
얽메이고 괴롭히는 ...

난 그저 욕심에 미쳐있는 어리석은 바보에 불과했다.

 
바보였다는 걸 알았기에...
어리석었던 내 모습들을 용서해 주길 바래.
더이상 괴롭히지 않을께.
이건 나의 진심이야. 정말 많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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